제주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라고 불릴 때 제주시 쪽 이오테우 해수욕장을 빼놓을 수는 없다. 공항에서 서쪽으로 2km 정도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차량을 렌트 후 애월 카페거리와 서귀포쪽 등 서쪽여행을 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한번 쯤은 거쳐가는 곳이다.
3월의 이오테우 해수욕장 분위기는 조용한 해변마을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해안가를 산책하는 관광객 정도만 눈에 띄는 한산한 모습이다. 특별히 해수욕장 내에 구경할 거리가 있지는 않고 백사장이 있는 해수욕장도 아니라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아쉬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주변에 예쁜 민박집들이 많고 하절기 휴가철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 북적북적대는 인기장소 중 하나다.
이오테우 해수욕장에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애월카페거리의 '지금이순간'카페. 여기 올때마다 항상 이 카페만 들리다보니 너무도 익숙한 곳이다. 지하로 내려와 주문을 하고 잠시 테라스로 나오면 이렇게 해안가 절경이 보이는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날이 흐려 선명한 사진을 담지는 못했지만 이 길에서 어떤 구도로 사진을 촬영해도 많은 피사체들이 사진에 담기기 때문에 사진에 부족한 공간이 생기지 않고 원근감도 풍부하게 표현된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멀리 바다 수평선을 한참동안 감상했다면 카페를 나가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올레15코스길이 굽이굽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현무암의 검은색과 녹색의 바닷물결이 바닷속에서부터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올레15코스 애월읍 방향으로 뻗어가는 올레길의 모습이다. 멀리 여러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애월카페거리의 상징처럼 나열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도의 풍경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양한 컬러의 풍경들이 하나의 화각 안에 들어와 사진 여기저기를 살펴볼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푸른바다, 검은 돌, 회색의 올레길, 갈색의 넝쿨, 나무울타리와 벽돌집 등등.
원근감이 있는 사진은 마치 1점 소실점 그림처럼 사진을 보는 내내 집중도를 높이고 보다 입체감이 생긴다. 여러 방향의 그림자가 그런 입체감을 더욱 살려주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 산방산 유채꽃밭 ]
서귀포지역 산방산 근처로 향하다 보면 갑자기 유채꽃밭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대부분 유료로 현금 1,000원을 내고 돌담 안으로 들어가 자유롭게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GS25 산방사계로점' 주변이 온통 유채꽃밭이라 여기를 둘러봐도 좋고 '사계리 삼거리' 방면으로 더 가다보면 좌우측에 모두 꽃밭이라 마음에 드는 곳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면 된다. 어디를 가나 멋진 풍경을 찍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배경에 건물이 보이지 않고 산방산이나 수평선 배경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추천한다. 좌우측에 건물이 많은 유채꽃밭은 사진을 촬영하기에는 좀 인공적인 풍경이 담겨 사진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으니 장소 선정에 고려하면 좋겠다.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다면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리개를 조여 팬포커싱으로 풍경을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바람이 많이 부는 서귀포지역이라 유채꽃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어지간한 셔터스피드로는 흔들리는 사진이 찍힐 수 밖에 없으니 최소한 1/500초 이상은 확보하는 것이 좋다.
화순 금모래해변에서 용머리해안과 이곳 사계리와 송악산을 거쳐 모슬포항까지 이어지는 올레길10코스는 송악산의 풍경과 용머리해안을 보러 수많은 관광객이 오는 인기 관광지역이다. 사계항 인근에 위치한 '몬떼뷰스테이'에 숙소를 잡고 피곤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숙소가 너무 편하고 주인분이 친절하셔서 하룻밤을 잘 지낼 수 있었다. 아침을 준비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일찍 올레길 여정을 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고사하게 되어서 죄송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다만, 이 송악산 일대 지역이 바람이 어마무시하게 부는 지역이라 방풍림으로 돌담 주변을 다 둘러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밤새 태풍이 부는 것 같은 바람소리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잠을 설치기도 했다.
숙소 건물 중간쯤 위치한 휴게실에는 각종 도서들과 주방공간, 악기들이 있어서 여행객들이 잠시 모여 차한잔의 여유와 쉼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 날이 추울때는 사계항까지 차 없이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술 없이 간단히 저녁만 사먹고 맥주와 주전부리를 사가지고 이곳에 와서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 하다.
[ 여행 후기 ]
여행을 계획할 때 1순위는 편안하고 안락한 숙소여야 한다는 것이지만 가성비도 고려해야 한다. 바닷가 주변 숙소는 대부분 가격대가 꽤 있는 편이다보니 낮에 열심히 구경하고 숙소를 좀더 위쪽 산록도로 쪽 주변이나 바닷가 풍경이 보이지 않는 읍내나 도심쪽 리조트, 펜션, 호텔에 투숙하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훨씬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바닷가 주변 숙소를 구할 때도 바다전망, 한라산전망 등으로 한참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낮에는 밖으로 다니면서 지겹도록 바다구경을 할테니 숙소에서까지 굳이 바다조망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여행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오면 금방 깜깜한 밤이라 바다풍경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제주도를 목적없이 가면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아지니 박물관이나 전시,체험시설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정도 목적과 루트정도는 계획하고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현지인맛집 투어', '낚시(방파제, 배낚시)', '풍경사진촬영' 등등.
제주도는 대부분 원거리 풍경사진을 위주로 촬영을 하게 되므로 DSLR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촬영을 목적으로 한다면 35mm 이하 광각렌즈가 좋지만 유채꽃밭을 흐린 배경으로 인물촬영을 하려면 85mm 망원렌즈도 구비하는 것이 좋다. 통상 24-70mm 가변렌즈가 있다면 렌즈를 여러개 휴대하지 않아도 되니 기본세팅을 해서 언제든지 화각을 변경하면서 편리하게 촬영 할 수 있다. DSLR 풀프레임 개별 렌즈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2,3개만 가지고 다녀도 장시간 걸어다니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무게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중요하다.
고남희 사진작가는 '매일이 즐거운 DSLR 촬영테크닉'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추억을 남기기 위한 사진을 담기 위해서라면 정해진 때와 장소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화려하거나 예쁜 장면을 배경으로 담아야 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사소한 일상에서 담는 사진이야말로 더욱 훈훈한 이야기꺼리를 만들어준다. 여행만이 추억으로 남는 것은 아님을 기억하자. 그저 소소한 장면을 정확히 포착하느냐 혹은 그냥 지나치느냐에 따라 추억의 사진이 결정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카메라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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