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토로 인한 면 트레이닝 복 오염 ]
원주에서 아들녀석 친구가 방학을 맞아 1박으로 놀러왔습니다. 둘이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하고 방에 틀어박혀 놀더니 잠도 안자고 새벽 2시에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과 김밥을 먹고 왔는데 음식을 먹고 금방 누워자니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증상이 생겼는지 자다말고 이불과 입은 옷에 구토를 했다고 합니다. 아이구...이 화상아...
뭐. 자기도 스스로 어이가 없었는지 급하게 닦아내긴 했다는데 겨울 트레이닝 바지가 구토 얼룩으로 찌들어서 세탁기에 넣고 여러가지 액체 세제들을 잔뜩넣고 두번이나 빨았는데도 아래 사진과 같은 상태입니다.
[ 세척 준비 과정 ]
그래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져보니 과탄산소다 + 식초를 이용하면 아주 효과가 좋다는 정보를 보고 마침 사놓고 가끔 욕조 청소할 때 쓰던 과탄산소다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과탄산소다는 냉수에는 잘 안풀어집니다. 저는 대중목욕탕 온탕정도 온도(?), 아~~좀 뜨거운데 정도 수온으로 맞춰놓고 세숫대야에 과탄산소다와 베이킹소다를 각각 한움큼이나 집어넣고 빙빙 돌려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오염된 옷을 넣고 조물락 조물락 섬유에 잘 스며들게 1분정도 계속 비벼주었습니다.
[ 세척 과정 ]
섬유에 과탄산소다 성분이 다 스며들었다고 느낌이 들 때쯤 집에 하나밖에 없는 사과식초를 후라이팬에 둘둘 기름 두르듯이 쭉쭉 짜 주었더니 순식간에 화학반응이 일어나서 탄산수 거품 올라오듯이 부글부글 하더라구요. 저는 요때 또 얼른 옷을 주물주물 해주고 오염된 부분을 세숫대야 아랫쪽으로 눌러놓고 더 이상 반응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반나절 정도 지난다음에 싱크대안의 물을 버리고 똑같이 한번 더 해주고나서 또 다음날까지 꼬박 하루를 더 그대로 두었지요. 물론 가끔 주방에 갈때마다 한번씩 조물조물 해주고 나왔습니다. (욕조가 물이 조금씩 새서 싱크대에서 했다는 거...^^)
최종적으로 베이킹소다를 가지고 한번 더 박박 문지르고 헹궈준 후 건조대에 널었습니다.(이때까지 희미하게 자국이 남아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세척 결과]
'결과적으로 대 성공'이었습니다. 엄청 신기한게 건조대에 널 때까지만 해도 눈으로 얼룩이 남아있는게 보였는데 마르고 난 후에는 완전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는 겁니다. 우와~~~.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과탄산소다가 식초와 반응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거품이 섬유 속 찌든때를 분리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특히 과탄산소다는 햇볕 자외선에 반응해 표백효과를 나타낸다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아마 나중에 창가 건조대에서 말릴 때 섬유속에 남아있던 과탄산소다 성분이 표백효과를 나타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지를 버린다 어쩐다 하며 퉁퉁거리던 아들녀석이 되게 신기해하면서 미처 사진을 찍어놓기도 전에 후딱 집어 들고가서 입는 바람에 사진으로는 못 찍어놓았네요. 그런데도 은근 꽤 뿌듯하네요.

참고로, 흰색 와이셔츠가 세탁 이염으로 광택이 없어지고 색이 약간 회색빛이 비쳐서 똑같은 방식으로 해봤는데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미 시간이 꽤 지난 상태고 나일론 섬유라서 그런건지 면 트레이닝복 결과처럼 드라마틱하게 변하지는 않더라구요. 다만 소매 안쪽이나 목 뒤 찌든때는 한 50%~70% 정도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 흰 옷이 변색되었을 때 레몬을 잘라서 문지른 후 세탁을 하면 깨끗하게 된다는데 한번 이것도 시도해봐야겠어요. 일단 오염이 생겼다 싶으면 바로바로 세척하는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 요약 및 참고 ]
- 온수보다 약간 뜨겁다 싶을 정도의 물에 과탄산소다와 베이킹소다를 충분히 풀어준다.(저는 물 4L 정도에 각각 테니스공 하나 부피 정도 사용)
- 옷을 주물주물 해서 섬유에 과탄산소다가 잘 스며들게 한다.
- 식초를 골고루 뿌려서 산소계 표백제인 과탄산소다에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 반나절 또는 한나절동안 수시로 뒤적뒤적, 주물주물
- 햇볕이 드는 건조대에서 말린다.
이 방법이나 절차는 비 전문가인 제가 개인적으로 시도한 방법이니 원리를 더 잘 알고계신 분들은 더 효과적으로 시도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살림에 답이 있나요? 이것저것 하다보면 실력이 느는 거죠.뭐.
2019년쯤인가 TV조선 만물상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강혜정이라는 전문가분이 싱크대 하수구 곰팡이 청소할 때 사용했던 방법하고 비슷하긴 하네요. 그분은 소주잔으로 뜨거운물 2, 과탄산소다2, 베이킹소다5, 소금1, 치약 1/2을 섞어주니 반고체 상태가 되는데 배수관 입구에 부어주니 15분 후 부풀면서 배수관위로 올라올때 식초4 를 부어주니 거품이 생기면서 붙어있던 찌든때가 떨어지더라구요. 요것도 이번주에 저희 집 싱크대 배수관에 한번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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